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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bingHipgineer 2021. 8. 14. 18:32

    글쓴이 : 제이빈

     

        공대를 나온 사람이라면 공과대의 풍경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언제 밤을 새웠는지 모르도록 푹 눌러쓴 모자와 편한 츄리닝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닌다. 학기에 시험을 2번이 아닌 3~4번을 치루는 공대생들은 거의 매일이 시험기간이어서 그저 강의실 사이를 이동할 뿐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는 날 수가 많지 않다. 학기가 끝나고 프로젝트결과를 따로 내야하는 수업이면 다들 방학을 맞아 노는데 추리한 모습으로 방학의 캠퍼스를 활보하는 이들도 많다. 뭐, 가끔 그들이 소지한 최신 IT기기들이 힙한 얼리어덥터로 보이게 할 지 모르지만, 그냥 테크충으로 전락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게 공학과목들의 시험과 계산기, 그리고 공구들과 함께 학기를 지낼수록 공대생들은 치밀함과 논리성, 그리고 과학적 사고방식에 익숙해진다. 싫든 좋든 점점 차가운 시각을 갖게 된 자신을 발견한다. 심한 경우 그냥 웃고 넘어갈 재치있는 장난도 논리적이지 못하면 죽자고 달려드는 경우도 있다(드뎌 컴퓨터/수학공식 그 자체가 된건가?).

     

     

    그렇다 우리는 수학 공식들에 의해 답이 있는 문제를 풀다보니 본인도 모르는 사이 그런 사고방식에 젖어 든다. 게다가 과학적 사고방식의 끝을 보는 대학원까지 진학해버리면 (필자가 경험했을 때)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다. (원래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공대에 오는가, 공대에 와서 그런 사고방식을 체득하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입학 전 우리가 꿈꾸던 자유분방하고 멋드러진 공학자가 되는 길은 생전 처음보는 수학 문자들과 두꺼운 이론서들에 압도당하는 길이었고, 우리는 생각과는 달랐던 그 속에서 허덕이다 논리의 왕이 되어 졸업한다. 

        취직을 해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회사가 원하는 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게 기술적으로 베스트라고 하더라도, 회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가격이나 외형 등 그들의 니즈에 맞추어 기술을 원한다. 대중에게 더 잘팔리는 것은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작품중 디자이너의 작품인 것 처럼 말이다. 예술가가 최전방에서 예술을 이끌어 간다면, 디자이너는 현시대의 사람들이 원하는 작품을 예술을 접목해 대중이 보기 좋은 것을 만들어 낸다. 이처럼 과학자들이 최전방에서 최신 기술을 개발해 내고 있다면, 공학자는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을 이해하여 현시대 사람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그들의 니즈에 접목시켜 기술을 개발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공학자, 우리 엔지니어들은 차가운 논리에서 조금은 벗어날 필요가 있다. 사실 공학자/엔지니어라함은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무엇을 만들고 창조해내는 역할이니 말이다. 회사의 마케팅 부서가 하는 말이 현재 기술에 비해 동떨어지고 맞지 않다해도 그 제의를 그들의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기술적인 내용을 기반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공학자들만이 아니라 그들도 공학자들을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굳이 짚고 넘어가야하는 이유는 앞에 언급한 바와 같이 공학 공부를 하면서 치밀하고 과학적인 사고에 익숙해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의견을 수학/과학적 논리로만 판단하면 틀린다는 결과가 나오지만, 우리는 그것을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 넒은 시각이 필요하다. 틀리다는 생각은 좋게 말해야 양보고 나쁘게 말하면 포기로 중간점을 찾도록 하지만, 다르다는 생각은 논리적으로 좋은 결과에 다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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